Fed 긴축 후폭풍…사모펀드 M&A 시장 '돈가뭄'

입력 2022-08-02 17:30   수정 2022-08-03 00:52

사모펀드(PEF) 운용사들이 최근 인수합병(M&A) 자금을 마련하는 데 난항을 겪고 있다. PEF 운용사 등 투자회사들은 인수 대상 기업의 자산을 담보로 은행에서 대출(레버리지론)을 받아 자금을 조달한다. 그런데 미국 중앙은행(Fed)의 기준금리 인상 등으로 채권 가격이 하락하자 은행들이 레버리지론으로 손해를 볼 가능성이 커졌다. 이 때문에 최근 주요 은행은 투자회사에 신규 대출을 해주는 걸 꺼리는 상황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최근 수년 동안 은행권에서 쉽게 거금을 끌어다 썼던 PEF 운용사들 앞에 큰 장애물이 나타났다”고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최근 채권 가격 하락으로 운용사가 ‘애용’하던 레버리지론에 불똥이 튀어서다. 은행은 투자회사들에 돈을 빌려준 뒤 해당 레버리지론을 상품화해 다른 투자자들에게 재판매(셀다운)하는 방식으로 수익을 낸다.

그런데 최근 Fed의 금리 인상과 경기 침체 우려 등이 맞물리면서 채권 가격이 떨어지자 레버리지론을 미처 셀다운하지 못한 은행들 사이에 비상이 걸렸다. 주요 은행에는 셀다운하지 못한 레버리지론이 대규모로 쌓여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최근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채권 가격이 하락하면서 레버리지론 투자 매력도 함께 떨어져서다. 레버리지론의 가격을 반영하는 S&P/LSTA 레버리지론 가격지수도 하락하는 추세다.

은행들은 레버리지론을 셀다운하기 위해 수익을 포기하고 있다. 레버리지론에 자금을 넣겠다는 투자자가 급감하면서 할인폭을 키워 레버리지론을 셀다운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는 고스란히 은행의 손실이 된다.

FT는 “은행들이 올해 초만 해도 M&A 거래에서 레버리지론을 늘렸지만, 최근 그 가치가 떨어지면서 이를 적시에 회수하지 못함에 따라 대차대조표상 부실 규모가 이미 수백억달러에 이른다”고 전했다.

올해 2월 PEF 운용사 비스타와 행동주의 헤지펀드 엘리엇이 기업용 소프트웨어 기업 시트릭스를 165억달러에 인수하기 위해 은행 10곳에서 150억달러를 대출받았던 거래가 대표적인 사례다.

이 거래에 레버리지론을 제공했던 골드만삭스, 뱅크오브아메리카 등은 10억달러 이상의 손실을 보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 다른 PEF 운용사 클레이턴 등의 영국 식료품 체인점 모리슨 인수 거래에 참여했던 16개 은행도 2억파운드 이상의 손실을 볼 전망이다. 이에 은행들 사이에서 투자회사들의 인수전에 자금을 대주는 일을 기피하는 분위기가 확산하고 있다.

미 투자자문사 퍼스트이글의 신용자본시장 책임자는 “은행들이 몸을 사리기 시작하면서 자금 수급 불균형이 심각해졌다”고 설명했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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